소설

동급생

김수진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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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은 아니지만 짧다. 서사의 흐름에 군더더기도 없고, 어떤 암시나 설정도 없고...자연스럽게 흐르고 담담하다고 해야하나...  이야기를 읽는 대신 아름다운 수채화 그림을 보는거같았다. 아마도 주인공 시점의 마음을 따라가서 같이 보았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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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름다웠다...작품을 다 읽고도 잊혀지지 않아서 다시 첫페이지로 다시 돌아가서 다시 읽어봤다. 첫 문장. 첫 몇페이지가 인상적이라 기억하고 싶었다.

말을 걸면 금방이라도 생각날듯한 그와 함께 했던 일들, '그'의 모습들을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고작해야 1년이니.

 30년이 지난 후에도 잊혀지지 않는 나의 첫사랑의 기억...나는 독일의 작은 도시에 살다가 전쟁으로 인해 급하게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사춘기 시절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살고있다.

어느덧 전쟁이 끝나고, 일상이 돌아왔다. 미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게되고, 영어를 씀에도 드러나는 그들의 독일식 말투도 알고, 자기들끼리 하는 이야기도 다 알아들음에도 나는 모국어를 구사하기 싫은 거부하며 못알아 듣는척 한다. 그건 고향이라고 불리운 나라에서 일어난 집단 폭력과 외면, 피난, 부모님의 사회적 타살의 자살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일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참 먹먹했다. 잊고 지내지 못한 그의 억눌린 과거와 소식이 궁금하던 같은반 '동급생'들과 자신의 첫사랑의 소식을 접했을때. 그의 소식을 가장 마지막으로 찾아보고, 두근두근 거리는 심정으로 그의 근황을 알거되었을때 무너져내리는 기분이란...

전체적으로 문체와 묘사는 아름다웠다. 정말 그 풍경이 어떠한지 궁금할정도 였다. 독일에서 잠시동안 머물때의 풍경들을 떠올려보았다. 살고있는 마을 사람들도 아름답다고 감탄할정도라고 책에서 말하는데 그 아름다운 풍경은 일상이어서 지나친 길거리 잡초가 '나의 사랑'으로 다시 보게된 풍경일것이다. 내가 숭배하고 대신 죽을수도있을 정도의 친구와 함께 걷는 거리라 더 아름답게 보이는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문장은 번역 작품이라 그런지, 그 시대 작가들의 분위기 그런지 모르겠으나, 그들과 비슷한건 분위가 있었다.  여하튼 둘다 좋았다.

 

 

 

 

김수진의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