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해피의 독후감

·
0
...
왼쪽 큰따옴표 아이콘
P.17 저에겐 사람들의 성격과 운명을 알아보는 그 어떤 감각이 있습니다. 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성격과 운명도 느껴집니다. 그것이 바로 저의 소양입니다.
오른쪽 큰따옴표 아이콘

P.49 그는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오직 사랑과 정직한 순정만 있으면 될 것 같았다. 그러면 서로간의 차이도 지울 수 있고 대립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나르치스는 너무나 준엄하고 확고했으며, 너무나 명석하고 단호했다! 나르치스에겐 앞뒤를 재지 않고 순정을 바치고 또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우정의 땅을 산책한다는 것이 생소하고 내키지 않았다. 

 

P.50 사실 나르치스는 이 금발의 소년을 너무나 사랑했으며, 그에겐 바로 그 점이 위태롭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에게 사랑이라는 것은 자연스런 감정상태가 아니라 일종의 기적과 같은 것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사랑의 감정을 용납할 수 없었으며, 이 귀여운 눈동자를 선의를 가지고 바라본다거나 눈부신 금발에 가까이 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한 사랑의 감정이 단한순간이라도 관능에 빠지는 것을 도저히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P.55 무슨 말인지 확실히 이해해. 너는 여성이라는 존재 혹은 이성의 문제가 네가 <세속> 또는 <죄악> 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의 화신이라고 느끼고 있어. 그러니까 넌 마치 다른 모든 죄는 전혀 범할 우려도 없거나, 설령 범한다 하더라도 전혀 괴롭지 않을 거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다른 죄들은 참회하면 속죄될 수 있는데, 단 한 가지 죄만은 그렇지 않다는 식이야!

 

P.63 골드문트는 그러한 형상들에 마음이 끌렸다. 돌이나 나무로 깎아 만든 그런 인물상들이 골드문트 자신과 신비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다. 

 

P.70 나와 똑같이 하늘에 계시는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자식이란 말이야. 우리의 소명 역시 똑같아. 하느님께 귀의하는 거야.

 

P.70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우리는 가까워질 수 없어. 마치 해와 달, 바다와 육지가 가까워질 수 없듯이 말이야. 이봐, 우리 두 사람은 해와 달, 바다와 육지처럼 떨어져 있는 거야.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의 세계로 넘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거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존중해야 한단 말이야. 그렇게 해서 서로가 대립하면서도 보완하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지. 

 

 

P.74 너는 예술가고 나는 사상가야. 네가 어머니의 품에 잠들어 있다면 나는 황야에서 깨어 있는 셈이지. 나에겐 태양이 비치지만 너에겐 달과 별이 비치고, 네가 소녀를 그리워한다면 나는 소년을 그리워해... 

해피의 평점